수교 30주년 한중관계의 미래: 윤석열 정부 대중정책의 쟁점과 시사점 국회입법조사처 |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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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30주년 한중관계의 미래: 윤석열 정부 대중정책의 쟁점과 시사점
국회입법조사처 | 2022. 8. 4.
미중 전략경쟁의 격화와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한중관계의 미래에도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국 간 상호존중에 대한 인식 차이,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대만문제와 북한 비핵화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본 보고서는 한중관계 미래 30년을 위해 전략적 소통 유지, 현안별 분리 대응, 주변 제3국 간 관계 설정 등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❶ 들어가며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중관계의 약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정부 출범 10여 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에서 경제안보 및 글로벌 현안까지 대응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재확인하면서, 한미동맹 강화에 따른 한중관계의 약화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도 선택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면, 윤석열 정부에서 이러한 ‘균형외교(平衡外交)’가 깨지고, 한국이 미국에 경사되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는 한중관계 수교 30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한중관계 미래 30년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국정과제와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중심으로 신정부 대중정책의 기본방향을 검토하고, 주요 쟁점을 도출하여 한중관계 미래 30년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❷ 신정부 대중외교의 기본방향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에서 한중관계와 관련하여 양국 정상의 교환 방문 추진과 고위급간 교류 및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경제・공급망・보건・기후변화・환경(미세 먼지)・문화교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중정책이 사드문제로 악화된 양국 관계의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었다면, 신정부의 대중국 외교는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국익’, ‘가치’, ‘주권’, ‘정체성’ 등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도 한국의 대중외교의 방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록 공동성명에 ‘중국’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한미 양국은 중국과 관련하여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이하 ‘IPEF’), 인권, 대만문제,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등 민감한 역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자유・민주주의・인권 등 공동의 가치와 목표에 기반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에서는 한국이 미국과 협력하여 중국을 포위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과의 기존 질서를 망가뜨리고 방향을 틀면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공급망, 안보, 무역, 기술에서 미국의 파트너로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23일 중국 외교부도 이를 민감하게 인식하며 한국의 IPEF 참여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으며, 외교부가 우리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❸ 한중관계 주요 쟁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에서는 ‘가치 기반의 상호존중 원칙’,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대만문제와 북한의 비핵화’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1) 가치와 상호존중에 대한 인식 차이
먼저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외교를 표방하고 있으며, 한중관계에서도 ‘가치’, ‘주권’, ‘정체성’, ‘상호존중’ 등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한국이 강조하고 있는 가치 개념은 한미가 천명한 ‘가치동맹’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동맹은 일반적으로 공동의 위협 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중 양국은 ‘가치’와 ‘상호존중’을 해석함에 있어 인식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각론에 있어 이로 인한 갈등 격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중수교 이후 지난 30년간 ‘경제적 이익’이 한국의 대중 정책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였다면, ‘가치’에 대한 해석과 이를 둘러싼 갈등이 한중 외교관계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이 한중관계에서 제시하고 있는 ‘상호존중’의 원칙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한미정책국장인 스콧 스나이더(Scott Snyder)는 ‘상호존중’에 대해 한국과 중국의 정의가 다르며, 특히 사드관련 ‘3불입장(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군사협력 불참)’에 대한 인식 차가 한중관계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환구시보는 ‘3불입장’을 한중간 ‘상호존중’을 실천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한국이 사드 배치를 내정이나 주권 문제로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드의 본질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박진 외교부장관은 후보자 시절 대중국 외교와 관련하여 상호존중의 원칙을 기반으로 우리의 주권, 정체성, 주요 국익이 걸린 사안에 있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2)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한국은 국제적 위상 제고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부상이라는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하 ‘인태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5월 외교부 북미국에 ‘인태전략팀’을 신설하였다. 한미 정상 회담에서도 이러한 계획이 언급되어 미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의 인태전략의 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이 추진하는 인태전략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인태전략은 현재 구상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미국의 인태전략과의 연계성이나 중국과 연관된 현안에 대한 입장도 분명하지 않다. 다만 미국이 상정하고 있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와 대별되는 소위 민주주의 국가군이 참여하고 지키려는 질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태전략에 대한 한국의 정책에 따라 대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인태전략하에 추진되고 있는 IPEF는 가치 중심의 경제동맹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국의 참여 방식도 쟁점이 되고 있다. ‘동맹’은 두 나라 혹은 수 개국이 방위 혹은 공격을 목적으로 일종의 조약 형태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 IPEF가 경제동맹의 성격이 강할수록 한중 경제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인태전략과 관련하여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해 속도감 있는 정책 수립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인태전략을 둘러싼 한중간의 갈등 가능성도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과 정책 공조성을 높인다는 데 원칙을 정한 것은 환영하면서도, 한국의 정책 전환 속도가 이에 부응하지 못해 한미 간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5월 26일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대중 전략을 발표하면서, ‘10년’의 시간을 설정하여, ‘동맹 강화’를 미국이 승리하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압박도 가중될 수 있다.
(3) 대만문제와 북한 비핵화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대해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가기가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한국이 대만문제를 한미동맹의 의제로 포함시킬 경우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양안관계와 관련하여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대중국 전략 보고를 발표한 이후 이러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에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한국은 2021년 5월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에 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외교부장관은 중국과 대만의 독특한 관계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모호한(ambivalent) 입장을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 안정의 증진’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이러한 금기가 깨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한국이 대만 사안과 관련하여 미국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만문제와 관련 미 국방부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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