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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_김형중_한국을 디지털 월스트리트의 중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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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2-22 14:15 조회7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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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디지털 월스트리트의 중심에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한국핀테크학회 회장)

 

17세기 금융의 중심지는 암스테르담이었고, 18세기에는 런던, 20세기에는 뉴욕, 그 중에서도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였다. 여기까지는 지폐를 기반으로 하는 아날로그 금융의 역사였다. 21세기는 디지털 화폐를 근간으로 하는 디지털 금융의 시대가 될 것이며, 그 중심이 어디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기반으로 20세기 금융의 중심에 우뚝 섰다. 비트코인이 출현하면서 디지털 화폐의 시대가 열렸고 달러 패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이라 불리는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서 테스트를 마쳤는데 이게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확산될 경우 달러의 위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에서는 거래소 코인베이스, 그리고 10개의 코인 채굴기업들이 현재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와이오밍주는 스마트계약에 따라 운영되는 분산자율조직(DAO)이라는 미래형 주식회사를 유한책임회사로 인정했다. 시티코인즈(CityCoins)라는 DAO는 마이애미코인(MIA)을 발행했다. 그 다음에는 뉴욕코인이 나올 예정이다.

 

채굴한 코인의 30%는 마이애미 시로 기부되도록 마이애미코인의 스마트계약이 설계되었다. 이 코인은 20218월에 채굴이 처음 시작되었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마이애미 시에 기부된 금액이 2100만 달러를 넘었으며, 이 규모는 이 도시 세수의 20%에 해당한다. 마이애미 시는 2000 달러를 인출하고 나머지 잔고는 이자농사(yield farming) 프로그램에 예치하여 여기서 생기는 비트코인 수익을 주민들에게 분배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면 시는 세금을 거두지 않아도 된다.

 

암호화폐를 맡기고 이자를 받는 것을 이자농사라고 부른다. 마이애미 시가 마이애미코인으로 이자농사를 하겠다는 거다. 분산금융 시장에서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는 프로젝트도 출현했다. 더 신박한 것은 신용을 따지지 않고, 담보도 없이 초단기, 무신용, 무담보, 무위험 대출인 플래시론(flash loan)이 출현했다. 기존 아날로그 금융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디지털 금융 상품들이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국민에게 암호화폐를 나누어 주겠다고 했더니 비난이 일었다. 그런데 비난에 앞서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마이애미코인의 사례를 참조해서 디지털 금융을 확산시켜 한국을 디지털 월 스트리트의 중심에 세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라는 코인을 발행하겠다고 2020년에 발표했을 때 세계가 환호했다. 그러나 달러 패권이 위태로워질 것으로 여긴 미국이 이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페이스북은 2021년 들어 리브라를 포기하고 디엠(Diem)을 발행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더니 디엠도 포기하고 노비(Novi)라는 지갑에서 팍소스(Paxos)라는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것으로 선회했다. 국가 권력의 입장에서도 디지털 화폐는 이처럼 민감하다.

 

2017년에는 한국이 암호화폐의 성지(聖地)로 불렸다. 업비트와 빗썸의 하루 거래량이 세계 1위와2위를 차지했다. 최첨단 정보통신 및 금융 인프라, 국민의 충분한 투자 역량, 그리고 뛰어난 인력을 지녀 해외에서도 한국의 위상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2017년 한국 호텔에서 암호화폐 밋업(meetup) 때마다 해외 연사들이 15분간 스피치하고 3천만 원씩 내는 걸 서로 하려고 줄을 섰다. 문재인 정부에게 하늘이 준 선물이 암호화폐였는데 이 정부는 그것을 걷어차버렸다.

 

2030세대가 열광하며 몰입하고 있는 대상이 암호화폐인데 정부는 세금을 부과하고 강력히 규제하여 암호화폐 산업을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정부는 블록체인이란 단어만 들어가도 벤처기업으로 지정될 수 없게 만들었다. 당연히 은행에서 블록체인 기업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러고도 한국이 디지털 월 스트리트의 중심에 설 수 없다.

 

여야 정치인들은 한국이 발행하는 CBDC가 글로벌 화폐로 자리매김하고, 한국의 대중가수 BTS나 블랙핑크 등이 이룩한 문화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국의 CBDC가 기축통화처럼 널리 통용되도록 하려면 암호화폐를 바탕으로 하는 분산금융(DeFi), 대체불가토큰(NFT), 수익지향게임(P2E), 메타버스 등 디지털 경제의 토양을 배양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그 결과로 한국이 디지털 월 스트리트로 자리를 잡은 걸 확인하며 공약했던 대통령이 퇴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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