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라크 대사_김현명_한류, 민주주의 그리고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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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2-24 15:10 조회99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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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민주주의 그리고 대선
김 현명 성신여대 석좌교수, 전 이라크대사
한류의 바람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20여 년 간 한류의 바람은 한 때는 유행가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된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 지역의 바람이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고 점점 바람의 세기도 강해져서 이제는 전 세계에서 과거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정도의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가이미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동남아등 일부 국가에서는 90%가 넘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대체로 70-80%가 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2022.1.24.발표, 문체부 산하 해외문화 홍보원 조사 결과)
일찍이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셨던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라는 말씀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씀을 우리는 지금 전 세계에서 현실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37년간의 외교관 생활 중에서 한국의 경험과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을 느낄 때 가장 가슴이 뛰었다.
이라크에서 바그다드 대학생을 상대로 특강할 때, 이라크의 아르빌과 바그다드에서 ‘허준‘드라마가 방영되도록 노력하고 엄청난 시청율을 올릴 때,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한 K-Con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할 때, UCI 대학에서 한류에 대해서 특강을 할 때 등 여러 현장에서 한류 때문에 가슴 뛰는 순간을 경험했으며, 이러한 순간이 뇌리에 박혀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보다 훨씬 더 확산되고 강력해진 한류의 바람을 느끼고 있으니 대한민국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생각된다.(참고 : K-Con은 Korea Convention의 약자이며 CJ 그룹이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K-Culture 페스티발임)
필자가 경험한 가장 감동적인 한류의 순간은 2012년 이라크의 안바르 주의 라마디를 방문하여 주지사를 면담할 때였다.
주지사를 면담하는 동안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담은 책을 선물하고,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담은 10분짜리 동영상 USB를 선물하면서 바쁘시니까 책은 다 읽지 못하고 요지만 보고 받더라도 10분짜리 동영상은 꼭 보시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면담이 끝나고 주지사는 10분짜리 동영상을 지금 같이 보자고하여 주지사, 주의회 의원, 관련 공무원, 기자단 등 수십명이 함께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시청 도중에 한분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서 눈물을 닦고 왔으며, 다른 한분도 눈물이 글썽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동영상이 끝나자 자동적으로 모두 한꺼번에 큰 박수를 쳤으며, 기자들은 나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코멘트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주지사는 이러한 동영상은 자기들만 봐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TV에 방영코자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물론 당연히 오케이라고 하였으며 바그다드에 돌아와 TV에 방영한 것을 확인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을 이렇게 자랑스럽게 만드는 한류와 대선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한류의 출발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되고 대한민국이 훨씬 더 개방되고 민주적인 나라가 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독재가 아닌 자유로운 선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고 선거에 의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를 탄생시킨 우리 국민의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것이다. 국가나 민족의 역량을 평가할 때 ‘혁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라는 기준이 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은 과거 동학혁명과 3.1운동 및 독립운동의 전통이 있었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는 4.19, 5.18, 6.29 와 촛불 혁명 등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경험과 역량이 있는 것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를 치라면 인도를 제외한다면 동아시아의 한중일 3국인데, 왜 한국보다 훨씬 인구도 많고 부강한 중국이나 일본의 문화가 아닌 한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지금 인기를 끌고 있을까?
그 이유는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음주 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에서 보는 것처럼 민족의 DNA 속에 춤추고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되겠지만 거기에 추가하여 자율,창의,개방이 제대로 보장된 민주적인 나라인가 아닌가가 큰 작용을 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의 경우는,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점차 확대되기는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공산주의, 사회주의 체제라는 제한적인 범위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에는 1인 체제가 오히려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문화. 예술인의 자율과 창의가 존중되고 보장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일본의 경우도,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일본 사회는 냉전 붕괴 후 점차 우경화 되어 왔으며, 특히 지난 10여 년 간은 우경화가 더욱 진행되고, 언론의 자유에서도 후퇴하는 변화를 겪어 왔기 때문에 (‘국경 없는 기자회’ 평가 언론 자유도에서 일본은 2012년 세계 22위였으나 2021년 69위로 후퇴), 그 동안 자율과 창의가 과거에 비해 점차 제한되어 왔다. 일본자민당이 계속 집권하는 구조가 7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문제와 일본 문화의 집단 폐쇄성이라는 문제도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산업에서도 갈라파고스 현상이 생길 정도로 폐쇄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문화.예술인들의 자율과 창의도 이러한 분위기에 갇히기 쉬운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거쳤으나, 노태우, 김영삼 정부 이후 점차 민주화되고 특히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과감하게 일본으로부터의 대중문화 수입 제한을 해제하고, 문화 정책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문화 예술인들의 자율과 창의를 최대한 존중하였다.
2004년 경 뉴욕에서 한국영화 페스티발에 참석한 이창동 당시 문화부장관에게 필자가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이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게된 이유를 질문한데 대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통해 문화.예술인의 자율과 창의가 보장되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은 기억이 떠오른다.
2021년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EIU의 민주주의 평가에서 한국은 세계 16위, 아시아 1위에 올라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는데(2016년 한국은 결함있는 민주주의로 조사되었음), ‘국경 없는 기자회’평가 언론 자유도에서도 한국이 아시아 1위에 올라 있다(세계 순위에서는 한국 42위, 일본 69위)
이상과 같이 한류의 발전은 우리의 민주주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축제가 되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류를 더욱 튼튼하게 받쳐주기를 기대한다. K-POP,K-Drama,K-Movie 등 문화 한류를 넘어 정치 한류, 민주주의 한류, K-Democracy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축제가 이번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쟁취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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