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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익) 초당적 외교가 절실한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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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1-09 10:47 조회2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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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초당적 외교가 절실한 2023년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지구상에서 갈등과 대립, 전쟁의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지만 미·중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전, 북한 도발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더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 현상에 공급망 재편, 무역 적자, 불황의 경제적 어려움까지 중첩돼 국내외에 수많은 난관과 도전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런 복합적 위기와 경쟁의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은 국민 통합과 정치권의 초당적 외교를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다.


먼저 핵을 앞세운 북한의 무모하고도 가당치 않은 도발에 대해 적전 분열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면 빈틈없는 대비와 추가 도발 억지 및 유사시 위기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담대한 구상’을 발전시켜 북한을 대화의 틀로 끌어들이기 위한 여야의 타협된 입장이 긴요하다. 북한 도발에는 단호하게 엄정 대응하되 담대한 구상을 활용해 도발 의지와 동기를 관리하려면 여야 간 소통을 통해 초당적 지지를 얻는 대북정책을 펴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북한이 전술핵을 배치하고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확장억지 방안을 마련하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미국의 성의 있는 협력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에 반도체와 전기차 우위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미국이 체제 위협을 명분으로 공급망과 교역에서 대중 봉쇄망을 치고 실제로는 이들 부문을 석권하려 하는 동향에도 여야가 단결해 대처해야 한다.


또 정부 슬로건인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나 인도·태평양전략에서 보듯 정부의 대외전략 기조가 자유, 평화, 번영, 인권 등의 가치를 중심으로 미국 및 서구 민주국가들과의 연대를 우선시하므로 미·중 갈등 및 신냉전 구도하에서 자연스럽게 한·중 관계는 불편해졌다. 따라서 우리 국익을 증진하려면 여야가 힘을 합쳐 반발하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한반도 평화 및 안정을 위한 우호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고압외교에 맞서며 공동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호기로 간주해 상호 양보보다 공세적 행보로 한국의 일방적인 양보 획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아 공동전선을 편다면 일본은 우리를 더 존중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범에 대해 우리도 서구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어 러시아와는 비우호 관계가 됐지만, 전쟁이 종결되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북 전략, 한국 기업들과 경제 이익을 위해 우호 협력 관계를 회복하는 게 현명하다. 이를 위해 양국 관계가 너무 나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여야 협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대만의 가장 유력한 안보 방패이듯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은 한국 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이고 미래 먹거리이자 안보자산이다.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이 이 분야들을 핵심 산업으로 지정해 엄청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우리 기업 경쟁력이 추락할 위험에 처했다. 따라서 국가전략산업에 대해선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강화시키기 위해 여야가 이념적 성향을 넘어 세액공제 등에서 파격적 배려를 하는 것이 긴요하다.


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외교나 국제정치는 국내 정파적 계산을 넘어 초당적으로 기획되고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물며 전방위적 복합위기가 한반도 주변에서 전개되고 있는 올해에는 여야 협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야당에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을 구하고, 야당은 대안을 제시하는 건설적 비판은 하되 당파적 이익을 넘어 초당적으로 정부 정책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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