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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미) 미래전쟁과 Technopolar(기술일극) 질서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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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2-15 10:57 조회2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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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쟁과 Technopolar(기술일극) 질서의 부상

 

 

‘Big Tech Goes to War. 빅테크기업이 전쟁에 나서다!’-Foreign Affairs. 최근 포린어페어즈지에 실린 폭스(Fox)와 프로바스코(Probasco)의 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전쟁의 양상, 즉 빅테크 기업들이 전쟁의 주요한 행위자로 부상했음에 주목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장관의 요청으로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를 제공하고, 안면인식 기술기업인 Clearview AI가 군인식별 기술을 지원하고, 마이크로소프트부터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개별기업들이 우크라이나에 사이버보안과 정찰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결정하는 등 기업은 물론 정부에게도 주목해야 할 새로운 영역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역할은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서구의 핵심자산이 될 수 있음을 새삼 인식시키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미중 기술패권경쟁의 주요한 행위자일 뿐만 아니라 안보영역에서도 주요한 행위자임을 보여주었고, 서구는 이러한 기술기업들의 힘과 역할을 어떻게 접근하고 활용해야 하는 지, 이들의 자발적 지원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지를 고심하고 있다.


중국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무인작전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전쟁’의 초기 모습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육해공 첨단무기들이 무력해지고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을 보면서, 미래전쟁에서의 정보전쟁, 빅테크 기업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环球时报)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룬 분석기사에서 미래 전쟁은 국가간의 군대와 무장력 충돌을 넘어 민간 과학기술기업간의 충돌을 포함하면서 훨씬 더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나아가 심리전과 인지전, 여론전이 더욱 중요해지는 환경 속에서 미디어 플랫폼 기업의 역할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 양상의 변화 뿐만 아니라 비국가 행위자, 특히 기술기업의 관여라는 측면에서 전쟁 행위자의 변화를 통해 미래전쟁과 미래안보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 대표인 이안브래머(Ian Bremmer)는 빅테크 기업들이 지정학의 주요한 행위자로 부상하는 ‘Technopolar(기술일극)’ 질서를 전망한 바 있다. 미래질서를 전망하는 데 있어 단순히 미국과 중국 등 국가만이 아닌 빅테크 기업들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기술기업이 미래안보와 미래질서를 형성하는 하나의 극으로 역할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기술혁신과 기술기업, 지정학 경쟁과 전쟁이라는 다양한 요소들의 부상은 미래 안보와 외교의 지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첨단기술기업,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과 역할의 부상은 중장기 외교전략과 안보전략을 구상하는 데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상력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우호적 외교환경과 평화적 안보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그리고 글로벌 외교역량과 안보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도 이제 상대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외교와 안보전략을 넘어 기술기업 등 광범위한 비정부 행위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외교와 안보 혁신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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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미

국회미래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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