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내후년에도 위기… “10년 내 가장 심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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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9-06 11:15 조회96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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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내후년에도 위기… “10년 내 가장 심각 수준”
입력 : 2022-09-05 17:10 국민일보
반도체 업계의 비관론이 현실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하반기 ‘수요 절벽’에 직면했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현재 한국 반도체 산업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위기 상황이 내후년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울한 관측도 내놓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반도체 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현재 위기’라는 응답이 76.7%였다고 밝혔다. ‘위기 직전’이라는 대답도 20.0%나 됐다. ‘위기가 아니다’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전문가 대다수는 현재 반도체 산업의 상황이 10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43.4%는 최대 위기였던 2016년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입, 2019년 미·중 무역분쟁 시절과 비교해 더 위험하다고 봤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과거 반도체 산업의 출렁임이 주로 일시적 대외환경 악화와 경기 사이클에 기인했다면, 이번 국면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강대국 간 공급망 경쟁과 중국의 기술 추격 우려까지 더해진 양상”이라며 “업계의 위기감과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전문가 58.6%는 ‘내후년 이후에도 위기 지속’이라고 봤다. 24.1%는 ‘내년까지’, 13.9%는 ‘내년 상반기까지’로 예측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리스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불확실성을 가중한다. 장단기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그 영향이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해법은 뭘까. 전문가들은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칩4(미국 주도의 한국 미국 일본 대만 간 반도체 동맹)’ 대응을 포함한 원활한 외교 노력을 꼽았다. 박진섭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국제 분업구조이기에 칩4 대화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중 경쟁 심화 및 중국 반발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부는 대만의 규제완화 정책을 거론한다. 대만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규제완화 정책을 바탕으로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포함해 한국보다 배 이상 많은 반도체 대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에 의뢰해 작성한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10억 달러를 넘는 대만의 반도체 대기업 수는 28곳인 반면 한국은 12곳에 그친다.
전경련은 대만과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 격차를 보이는 배경으로 조세 환경을 지목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대만의 성공 비결은 나라 미래를 책임질만한 첨단·미래 산업의 경우 정부가 인력, 연구·개발, 세제,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 모든 분야에서 규제를 풀고 전폭 지원하는 산업정책을 펼친 데 있다”고 분석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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