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대학교 총장 안용규_미래의 체육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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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규_미래의 체육정책 자료입니다.
미래의 체육정책 : 이해와 존중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총장)
어느덧, 온 국민의 열망과 희망을 담아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여정이 ‘유종의 미’와 함께 역사 속에서 마무리되는 2021년의 겨울입니다. 우리나라 체육은 문재인 정부에 들어 ‘스포츠 비전 2030’과 함께 ‘스포츠 강국에서 선진국으로’라는 기치 하에 새로운 시작을 선언하였고, 전 세계가 코로나로 정체되는 위기의 시점에도 그 발전의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고 자평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체육대학교의 수장으로서 우리나라 스포츠 정책과 스포츠 과학 전반의 핵심인력들을 양성하고 또 우리나라 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미래 청사진 구성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함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체육정책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또한 함께 고민한 1인으로서의 솔직한 소회입니다.
이제 새로운 정부의 시작을 준비하는 시기를 맞이하여, 지금까지의 문재인 정부의 체육정책에 이어 미래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에 보다 더 도움이 되는 스포츠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스포츠를 사랑합니다. ‘86 아시안게임,’88 올림픽을 기점으로 스포츠를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에 이름을 알렸고, 북한과 함께 UN의 정식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BTS의 UN 연설이 세계에 중계되는 것과 같은 K-컬쳐의 세계화와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알려진 K-방역의 시작에는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나라 선수들의 메달 릴레이와 같은 K-스포츠가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 정서와는 달리, 스포츠계에 대한 정책적 이해와 투자, 건강한 스포츠 발전 생태계의 구축, 또 스포츠인의 위상에 맞는 권리와 대우에 대한 고민에 있어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국가재정에서 스포츠는 체육진흥기금으로 운영 되는 것을 차치하고서도 500조가 넘는 정부 재정에서 겨우 1조 남짓에 불과합니다. 인구는 줄어가고, 고령화는 심화되어 국민의 건강증진과 스포츠를 통한 여가활동이 삶에 질에 미치는 영향은 커져만 가는데, 스포츠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부족한 정부와 정권으로는 스포츠를 통한 국민의 행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스포츠인이자 학자로서, 또 수많은 스포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체육대학교의 총장으로서 차기 정부에 향해 스포츠에 대한 다음의 세 가지 이해와 존중을 기대합니다.
먼저, 스포츠 거버넌스 체계화를 통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여기에서의 ‘이해와 존중’은 스포츠에 대한 ‘혁신적 이해와 창의적인 존중’을 의미합니다. 이미 여기저기에서 문체부 내의 스포츠로서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스포츠 기본법’의 제정에 따른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굿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법인화된 시도 체육회의 재정자립과 지역스포츠 발전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주무부처 내 역할과 기능의 배분과 조정, 해묵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의 선순환 문제 역시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합니다.
둘째는 스포츠 인사(人事)의 전문화를 통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여기서의 이해와 존중은 스포츠의 ‘전문성과 글로벌적 활용성에 대한 존중’을 의미합니다. 저는 태권도인이자 학자로, 아카데믹과 스포츠 현장을 모두 경험했다 자부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간의 삶의 여정에서 지도자와 심판, 선수와 관계자의 각 직분을 모두 경험하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한국체육대학교의 수장이 되고 보니, 스포츠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대하고 다양하고, 또한 깊이 있는 세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종목으로만 해도 그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스포츠계의 범주 역시 레저와 여가의 영역까지 무궁무진하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애인 스포츠의 영역과 학교스포츠까지 더하면, 우리가 쉽게 규정짓는 스포츠의 영역은 이제 우리의 일상과 생애주기 전반의 모든 것과 연계된 광범위한 분야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 스포츠의 각 영역을 담당하는 기관과 단체, 그리고 각 직분에도 그에 맡는 전문성을 겸비한 인적자원들이 배치되고 그에 맞는 교육의 기회와 대우가 수반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학교나 스포츠클럽 등에서의 스포츠 전문 인력에 대한 공공적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하는 당위성은 여기에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학교스포츠의 정상화를 통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은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체력은 체격에 비해 날로 약해집니다. 코로나와 같은 면역질환의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 심해질 텐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학교는 학교스포츠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학생선수’라는 프레임은 그간의 ‘운동하던 학생들’에게마저 운동이냐 공부냐를 선택하게 만드는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합니다. 운동부 축소와 대회 참여 출석일수 축소 등의 지침은, 운동에 조금 더 매진하고 운동으로 삶의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에게는 ‘사실 학교는 너희들의 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래서는 학교체육을 통한 선진국의 아이들과 같은 활기차고 건강한 미래세대의 육성이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스포츠는 더 이상 스포츠인만의 것이 아닙니다. 더불어 전 국민의 스포츠를 통한 생애주기별 행복과 삶의 질 증진을 위해서는 스포츠인이 그 핵심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중앙에서 시도 및 지역으로 이어지는 각 스포츠단체의 활성화를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국체육대학교 역시, 지금까지의 스포츠에 대한 정의와 구분의 범주를 혁신적으로 넘어서서, 미래시대가 원하는 국민의 스포츠 인재양성과 국민의 스포츠 향유권의 누림을 위한 국가 스포츠 정책과 과학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양성을 위해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가 이러한 국가 스포츠발전의 미래 청사진을 함께 그리고 공유함에 있어 진정한 이해와 존중의 파트너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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