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의회 의장_은승희_포럼정책제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2-03 13:11 조회1,092회 댓글0건첨부파일
- 은승희_포럼 정책 제안은승희 중랑구의회 의장.hwp (16.5K) 0회 다운로드 DATE : 2022-02-03 13:11:31
관련링크
본문
안녕하십니까. 중랑구의회 의장 은승희입니다.
저는 올해로 12년째 중랑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중랑구민 여러분께서 중랑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덕분에 지난 12년, 지역 곳곳을 발로 뛰면서 나날이 발전하는 중랑의 모습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구민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제안들이 제도적인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을 맛본 순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오늘은 의정활동을 하며 겪었던 현실적인 벽과 그 벽을 허물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제 오랜 고민을 풀어놓을 수 있어 기쁜 마음입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에 그치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제가 평소 바라왔던 정책에 대해 지혜를 모아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2016년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깔창 생리대’를 기억하십니까. 생리대를 살 여유가 없어 신발 깔창을 대신 사용했다는 여중생의 사연이 우리 사회를 뒤흔든 뒤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리대 지원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에는 만11세~만18세였던 지원 연령을 만9세~만24세로 늘리는 등 그 대상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참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는 조금 다릅니다. 국가에서 산정하는 소득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과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로 지원 요청에 소극적인 청소년, 편부·편조부와 생활하며 바우처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등 우리 일상에서 생리 빈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월경용품 구입 부담이 늘어났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7.8%의 청소년이 그렇다고 대답한 만큼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책에 대한 정책적 보완은 더욱 시급하게 느껴집니다(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 2021년 5월 만11~24세 청소년 1,234명 참여).
이러한 배경에서 소득 기준 없이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보편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복지와 여성 건강권 보장을 위해 생리대 지원을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확대할 것을 진지하게 공론화해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현재 여주시, 영동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통해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고, 서울·인천 등 광역 지자체에서도 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급을 위한 조례를 마련해 두었습니다만, 근거 규정 미비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1년이 넘게 그 시행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매우 간절한 시점입니다.
올해 4월 생리용품 보편 지급의 근거가 되는 「청소년복지지원법 시행령」이 마련되면 생리용품의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사업 시작 시점 등이 정해집니다. 그러나 이미 정부에서는 일거에 여성 청소년 모두에게 생리대를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며 소득 기준을 정해 점진적으로 지급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 상황입니다. 작년 11월 기준, 여성 청소년 생리용품 관련 조례를 제정해 둔 전국 57개 지자체의 대부분 역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될지 기다리며 보편 지급으로의 전환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수많은 청소년들이 한두 개의 생리대만으로 하루를 버티며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여성이 생리용품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은 시혜적인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인권의 문제입니다. 여성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청소년 사이의 형평을 위해서 생리용품 보편 지급의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4월, 생리용품 무상 지원의 법적인 토대가 될 「청소년복지지원법 시행령」에 이러한 고민들을 풀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전이 있길 기대합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주민 여러분을 만나 뵙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재 시행 중인 정책과 주민이 체감하는 어려움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느끼곤 하는데, 주민의 고충을 집행부와 상급기관에 전달하고 그에 알맞은 대안을 제시하면서 그 괴리를 좁혀 나가는 일은 우리 기초의원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주민의 뜻을 대변하는 데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일의 마지막에도 처음과 같이 신중하다면 실패는 없을 것(愼終如始 則無敗事)’이라는 노자의 말처럼 끝까지 제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조금 늦었지만 2022년 호랑이의 해, 뜻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길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