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서님(한국인사노무법인 대표) / 중대재해처벌법의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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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6-30 17:01 조회2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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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어떤 근로자가 상담을 왔다, 입과 눈이 약간 변형된 느낌에 한쪽을 잘 쓰지 못하여 불편하게 걸어 들어 오셨다. 소기업에 다니시는 분으로 상담내용은 산재보상에 관한 것이었는데, 다친 이유가 상당히 황당하였다, 철물을 철거하는 거대한 기계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옆에서 일을 하다가 그 밑에 깔린 것이었다.
쇳덩어리로 이루어진 기계라 심하게 성한 곳이 없이 다치긴 했지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경우였다. 얘기를 들어 보면, 그런 위험한 위치에서 항상 작업을 해 온 것 같고 항상 그 거대한 기계는 철거현장에서 넘어질 위험을 가진 것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일을 이렇게 계속할 수 있지? 어떻게 이렇게 이런 방식으로 항상 일을 시킬 수 있지? 근로자가 다치면 한 가정이 크게 흔들리고 깨어질 수 도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부터는 사업주들의 불만이 크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과 소속법인에 대하여 50억 또는 10억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아니 어떻게 사업을 하라는 거야?, 에이 적당히 하다가 그만해야지 무서워서 사업을 할 수가 있나?, 재해예방이야 중요하지만 당장 사업이 문젠데 무슨 중대재해 타령인가? 이렇게 비용을 증가시키면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 국제사회에서 낙오될 수 있다 등등 여러 불만이 여기 저기서 들린다. 언젠가 상담을 한 어떤 부장님의 회사는 연매출이 수십억대였는데 위험이 많아서 사업을 다른 곳에 넘겨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2022.1.27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 이후로, 이 처럼 재해예방의 당위성과 사업주의 막중한 부담 사이의 어딘가에서 상당한 불만이 나오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사장님들의 불안은 상당한 것 같다.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입장이 적절한 것일까? 라는 물음에 대해, 아직도 우리사회는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
필자가 생각건대는, 재해예방의 문제는 ‘일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이다. 일하는 방식이란 생활의 한 종류이고 결국 문화의 문제이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다. 그러므로 처벌위주로 가는 것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희생자를 키우게 될 우려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문화 바꾸기, 즉 ‘일하는 문화 개선운동’에 중점을 두어 중대재해처벌법을 정착시키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사회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데에는 처벌 보다는 일하는 현장에 뛰어 들어 직접 문화를 바꾸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지식을 보급하고, 정부가 지원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중대재해에 대한 처벌도 이와 보조를 맞추어 효과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식도 부족하고 문화적으로도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대재해처벌에 공포심을 느끼는 분들을 보면 필자의 마음도 늘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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