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 _이정화_청년들을 위해 꼰대가 꼰대에게 하고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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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2-17 11:44 조회83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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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위해 꼰대가 꼰대에게 하고싶은 말>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 이정화
“목사님, 제 얘기 들어줄 시간 있으세요?”
벌써 10여년 전 일이다.
청년 사역을 꾸준히 하던 때였고, 주일 예배 후였다.
기억을 해보려 해도 솔직히 얼굴이 흐릿하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음에 얘기하자고 일언지하에 거절했었고, 내게 그 다음의 기회는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사건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레 기억해냈고, 지속적으로 잊혀지지 않고 계속 마음을 무겁게 한 것은, 그 친구가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떼를 쓴게 아니라 내게 시간있냐고 물어봐 준 공손함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서다. 그래서 너무나 마음이 저리고 안타깝다.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는데 왜 나는, 무엇이 바쁘다고 거절을 했었나.
그 친구는 지금 어른이 되었을 것이고, 20대 후반이거나 30대 초반이리라.
잘 지내고 있길 기도하지만
내가 관심이 큰 대한민국의 현재는, 청년들에게 가혹하다.
꼰대라고 하기도 민망한 나이이지만 공손했던 그 친구에게 미안함을 담아
감히, 청년들 편에서서 그들을 대변해보고자 한다.
1. 피해의식과 분노장애
“남들은 영어 다 잘하는데, 왜 너만 못해?”
기성세대라면 영어에 대한 아쉬움이 크면 클수록
자식뻘들의 청년들에게 자주 할 수 밖에 없는 말이다. 나도 많이 했던 말이다.
그러나, 청년의 입에서 튀어나온 대답은 말문을 막히게 했다.
“목사님, 저도 잘 하고 싶어요.
전 매일 영어 단어 외우고 문제집 풀어야하는데 어렸을 때 외국 한번 다녀왔다는 거로, 제 친구는 영어에 시간을 쓰지 않아요. 부럽죠. 금수저 친구가 미운 것은 아녜요. 그런데 우리집에는 그런 기회가 절대 있을 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힘이 빠져요.”
보통 흙수저, 금수저란 세습을 통해야지만 부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말하는데
청년들은 스스로의 능력 또한 흙수저 집안이라 피해를 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금수저, 다이아수저의 소비생활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흙수저라 규정하고 열심히 살고 성공하고픈 목표에 희망을 두지 않는 것은, 결국 노력으로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것이 명확하다는 절망감이 청년들의 삶에 젖어있다고 볼 수 있다.
청년들의 흙수저 피해의식을 비난하려 하는가?
우리가 함께 잘살아보자며 만든 사랑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청년들은 바라볼 수 없다.
학자금대출이 청년의 시간을 빼앗고, 취업의 좁은문을 두드리는 것만도 어려운일인데
끝도 없이 드러나는 공정한 기회 상실의 현장을 목격하며 분노를 하는 것이 단순한 피해의식인가?
청년들에게 참을성 없다고, 한심하다고, 너나 잘하라고 비난하기 이전에 왜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기형적인 분노가 터졌는지, 그 이유를 먼저 물어봐주는 것이 순서이다.
2. 감사도 최저가로 살 수 있나요?
전쟁 후 폐허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내게 현 시대는 놀라움이 가득하다.
우유가 떨어졌다고 말 만하면 딸은 네이버로 최저가를 검색하고 당일배송, 새벽배송? 아무튼 총알같은 배송으로 대문 앞에 생필품을 가져다준다.
세계 최빈국에서 이토록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것에 감탄과 행복을 느끼는 중,
딸의 배부른 불평불만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어른으로서 한마디 해야겠다는 욕구를 참을 수가 없다.
“범사에 감사해도 모자란데 무슨 불평이니?”
대다수의 또래 꼰대분들은 자녀들에게 상시 지적하는 부분이거나, 눈빛이 흐린 청년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혀를 찼던 경험이 있기 마련이므로 분명 공감할 대목일테다.
기성세대는 못살던 과거와 잘사는 현재를 비교할 수 있어 경탄과 감사가 흘러나올지 모르지만
청년들은 태어나기를 물질이 넘쳐나는 세상에 태어났고, 애당초 동영상으로 수업을 들으며 대학에 진학했다.
우리와 태생이 다른 청년들에게 비교란, 가성비를 위한 삶의 습관에 불과하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기 위해 드레스를 입으려고 검색하면 천만원이 넘는 연예인이 입었던 수입드레스가 1페이지를 장식한다. 예쁜 드레스를 몇시간 구경하다 보면 정작 주머니사정에 맞는 드레스는 2페이지가 아닌 20페이지쯤 가야 찾을 수 있다. 마음으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대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종 선택된 드레스를 보며 천만원짜리 드레스와 비교를 안 할 수 있을까?
우유 하나를 사더라도 일반 우유, 유기농 우유 등등 뭐가 그리 많은지, 나에게 우유쇼핑은 복잡하기만해서 평소 먹던 것만 골라오는 행위에 불과한데, 청년들은 한 팩에 6,500원짜리 우유를 두고 1,500원짜리를 골라 담는 경험을 매일매일 하는 것이더라. 수 백가지의 제품을 검색 몇초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비교할 수 있는데, 정작 생활비가 부족하니 매번 내가 먹고입는 생필품을 고를때마다 싸구려를 고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들은 글자 그대로 집 앞 슈퍼에서 우유 하나 사오는 일이였고, 그 외 아무 생각이 필요없었지만, 청년들은 이 사소한 일상적 행위가 본인의 사회적 위치를 매번 확인하는 기분 나쁜 과정이 아닐까?
열심히 살아가야 할 때, 불필요한 고민을 하니 눈빛이 흐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현재가 만족스럽지만 청년들은 만족감을 느낄 요소가 없다.
기성세대가 피땀흘려 이룬 세상이 잘 못 되었다고까지 비약할 수는 없겠다만은
과연 청년을 비난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는가?
3. 미래세대의 좁아지는 입지
삼성이 낫냐 애플이 낫냐 피터지게 싸우다가 IT기술로 산업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4차 산업혁명이 산업 전반에서 진행 중이다.
내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IT기술은 배달어플이다.
배가 고프면 동네 맛집에서 배달해먹고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으면 주문하면 얼음도 녹지 않고 흘리지도 않게 가져다준다.
우리는 발전하는 IT기술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 입장이라 매우 황홀한데,
청년들은 4차산업혁명의 SMART기술들로 인해 일터가 줄어드는 위기에 있다.
“스마트폰 어플 만들면 대박난다던데, 젊은데 뭐해? 그런것도 못하고!”
“남들 다 유튜버 해서 돈 많이 벌던데, 너도 유튜버나 해봐라.”
얼마나 우리는 청년들에게 가혹한 권면을 하고 있는가?
분명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적응하고 능력을 뽐내는 청년들이 있다. 그러나 소수의 삶일 뿐이며 사람은 각기 본인의 달란트가 있으며, 일방적인 부의 쏠림현상을 보고 우리가 동조할 내용은 아니다.
이상 짧게나마 청년의 삶을 대변해보았다.
청년인척 했지만 뼈속에 구멍이 나도록 열심히 인생을 살아 본 기성세대로서 권하고 싶은 해결책을 목구멍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느라 힘들었다.
청년사역을 20여년간 하며 깨달은 원칙하나가 있다면 청년들에게 조언보다 들어주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그들은 답을 알고 있으며 약간의 지지와 박수가 있다면 훌륭히 해결할 수 있는 미래세대의 주역이다.
청년들은 어른들의 조언이 필요할 때에는 좀 더 정확하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니, 그때 차분히 인생의 지혜를 꺼내주면 된다. 말은 가볍고 침묵은 금이다.
우리에게 인생은 일장춘몽이지만 청년들은 입신양명을 갈망하며, 우리 또한 마찬가지지 않았는가?
진실로 청년들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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