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희) 한중관계 비결은 ‘느긋한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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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2-02 10:56 조회4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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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비결은 ‘느긋한 관리’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
윤석열-시진핑 25분 정상회담
협력 공감했지만 목표 큰 차이
中은 한국의 美 편향 심화 우려
한미동맹 강화는 거시적 원칙
북핵 대응은 한미일 3국 중심
조급한 성과에 집착하면 낭패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월 15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2년 11개월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회담인데도 25분이라는 짧은 만남이었다. 하지만 이 회담은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우선, 두 지도자 모두 양국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통해 추구하는 목표에서는 확연한 차이점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한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 추구를 강조한 반면, 시 주석은 한·중 관계를 유지·발전시키면서 다자간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가자는 데 방점을 뒀다. 즉,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한 국가 발전을 강조한 반면, 시 주석은 다자주의 강조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및 대중(對中) 견제를 명확히 비판함으로써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한·중 관계보다 한미동맹을 우선해 강화하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둘째, 북한 이슈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윤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빈번한 도발과 핵 위협 등에 대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의 적극적·건설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윤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그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언급은 2018∼2019년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과정에서 미·북으로부터 배제됐던 중국이 앞으로 다시는 ‘차이나 패싱’을 겪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최근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발사 및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키려는 실질적 노력을 하거나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에 동참하기보다는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 책임론을 강조하거나 북한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 위협을 포함한 전반적인 북한 문제에서 한·중 간의 협력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셋째,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면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계속 요청했던 사안이다. 윤 정부도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시 주석의 방한을 중국에 요청했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방한 요청에 선을 그은 것은 윤 정부 임기 내에도 그의 방한이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 주석으로서는 사드(THAAD) 철수와 같은 상징적인 방한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한 한국 방문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임 대통령이 이미 중국을 2번이나 방문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답방 없이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한·중 정상의 상호 방문 없이 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우리의 대중 전략을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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