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 나누면 더 잘사는 국가균형발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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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1-21 10:22 조회5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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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나누면 더 잘사는 국가균형발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미래다
대한민국 면적은 22만3,404㎢로 (남한 10만 210km²) 세계 253개 국가 중 85위에 해당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서는 영국(24만3,610㎢)과 유사한 면적이다. 현재는 약 5000만 명의 국민이 17개 시‧도 226개 자치
단체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또 다른 숫자로 대한민국을 보면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 2021년에는 1964년 이후 처음으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된 국가다.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으로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자랑스러운 숫자들 너머 우리가 마주한 위기도 엿볼 수 있다. 2021년 기준 대한민국 총인구는 전년 대비 9만 1,000명 감소한 5,173만 8,000명으로 인구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이는 1949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실시된 센서스 결과 중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한 수치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이 시작됐다.
주목할 점은 이런 상태에서도 수도권은 과밀화되며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면적은 전체 국토 면적 중 약 10%가량 차지하는 반면 인구는 절반 이상인 약 50%가 넘게 모여 살고 있다. 2019년 50%를 넘기기 시작한 수도권 인구 비율은 이후 현재까지 전국 인구는 감소하는데도 수도권 인구는 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내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1,400만 경기도를 보면 인구 1,000만의 경기남부와 인구 400만의 경기북부의 지역 간 지역 내 불균형이 심각하다. 지방과 수도권의 균형발전도 매우 중요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경기도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국가균형발전의 한 측면이자 미래비전으로 ‘경기북도 설치’를 제안한다. 경기도가 가진 불균형은 대표적인 ‘빈익빈 부익부’현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전형이다.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70년 동안 경기북부 지역은 ‘안보’와 ‘수도권’이라는 이중적 지위로 인해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과 수도권 개발 제한 등의 중복 규제를 받아왔다. 그러자 도로, 철도, 산업단지 등 기반 시설이 제대로 지어지지 못했으며, 경기북부 주민들은 차별과 불이익에 직면했다. 작았던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다 보니 경기 남부와 북부 사이에는 큰 간극이 생겼다. 그 결과 북부는 남부에 비해 경제, 교육, 문화, 교통 등 대부분 분야가 낙후되었고 지역내총생산(GRDP), 도로보급률, 산업 여건, 재정고속도로 등의 여러 정책 격차가 지표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경기북도 설치는 오랫동안 논의되어왔다. 1987년 제13대 대선 공약을 시작으로 1992년 대선 공약, 2000년과 2004년 총선 공약,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 공약 그리고 2022년 20대 대선 경선 공약에서도 언급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민선 8기 김동연 경기 도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공약으로 현재는 정책 당사자인 경기도 차원에서도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입법으로 책임과 완성을 다 하는 국회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본 의원과 김성원 국회의원이 각각 발의한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 중인데 주요한 성과로는 여야가 공동으로 설립한‘국회 경기북도 추진단’과 33년만에 처음으로 소관 상임위에서 ‘입법공청회’까지 마치며 소위원회에 회부된 것이다.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며 법안은 현재진행형이다.
경기북도 설치의 법적 절차는 ‘지방자치법’내 폐치분합 규정에 따른다. 국회에서 법률안은 이미 제출되었으므로 이제는 정부의 의지 영역인 지방의회의 의견이나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민의 수렴이 남았다. 이미 본 의원이 주도적으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는 물론 시민사회와 학계 등에서 주관한 여론조사에서도 경기북도 설치 찬성 목소리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경기북도 설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 등 중앙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기도민과 도내 기초자치단체, 각 기초의회, 광역의회 등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대한민국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위 향상과 역할 변화를 주요 전략으로 채택해 왔다. 2006년 섬의 특성을 살린 관광도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성공적으로 설치되었고 2012년 행정 권력의 분산을 위한 행정도시 세종특별자치시가 설치되었다. 최근 국회에서는 강원도에 특별자치도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되며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 그간 안보 등을 이유로 각종 규제에 묶였던 강원지역에 활력과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경기북도 설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균형발전의 과제다. 그간 경기북부는 국가균형발전의 사각지대로서 늘 소외되어왔다. 행정구역의 구조를 바꾸는 자치단체의 분도(分道)라는 정책 규모와 1400만 인구라는 정책 대상 규모를 봐서라도 시급히 추진 되어야 한다.
한편 분도(分道)외에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광역 연결 자치단체를 만들자는 ‘메가시티(MEGA CITY)’담론도 활발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규모의 경제학이 합리적인 이론으로 자리 잡았듯이 지역발전의 측면에서도 규모의 경제학이 작동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이유가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광역 단위 초연결을 통해 지역 경제 규모와 인구를 키워 수도권에 버금가는 광역자치단체를 만들자는 발전전략과 분도는 같은 선상에서 논의될 가치가 충분하다.
국가균형발전의 전략이 늘 단일한 정책일 필요는 없다. 어떤 지역은 합쳐서 빛을 보는 곳도 있겠지만 어떤 지역은 나눠야 빛을 보는 데도 있다. 경기도가 그렇다. 그렇기에 각 지역의 특성과 현실 여건을 최대한 살리는 정책이야말로 전략적 의미에서 국가균형발전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격언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유일한 전략으로 통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현재에서 미래는 태어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오늘부터 힘써야 한다. 국회는 입법으로, 정부는 시행으로, 시민사회는 여론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은 대한민국이 마주한 미래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부족하면 합치고, 넘치면 나누는 것이 인류의 역사이자 우리 사회의 자연스러운 발전과정이었다.
그렇기에 경기도의 분도를 통한 경기북도 설치는 경기북부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으로 대전환(great transition)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김민철
- 現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 前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 제21대 국회 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운영위원회 위원
- 전) 노무현정부 청와대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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