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준]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 회복탄력적 사회로의 전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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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1-21 10:31 조회51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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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준]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 회복탄력적 사회로의 전환전략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산업경쟁력, 지역사회, 그리고 경제사회 전반에 있어 많은 변화가 도래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복합적 위기 요소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우리 경제사회에 커다란 도전과제와 위협을 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 기후재앙, 고물가·고환율·저성장, 사회적 불평등 확대 등 복합적 리스크는, 위기에 따른 충격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이고, 또 다른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을 빚어내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러한,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는 “블랙타이드(Black Tide)” 시대에서, 리질리언스(resilience) 역량 또는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리질리언스 역량은 “발생 가능성은 낮으나 발생할 경우, 파급력이 매우 큰 리스크 및 외부 충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더 나아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류종기, 2020). 이런, 리질리언스 역량이 확보된 사회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그간 경제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운영방식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예로,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는 현재에 비해 불확실성과 리스크 요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에 있었다. 과거 후발 추격국가로서 표준화된 선진 기술을 ‘목표’로 삼아, 기술을 빠르게 흡수·적용하는데 특화된 경제체제를 형성한 것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은 시대 속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었다. 그 결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대기업 중심 수직계열화가 공고히 자리 잡았으며, 규모와 범위의 경제 효과 극대화를 위한 산업구조와 불확실성 최소화를 뒷받침하는 산업·혁신정책이 큰 강점을 발휘했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강력한 연결고리는 위험 및 리스크 분산을 어렵게 해,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어렵게 한다. ‘효율성’이라는 가치는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솔루션일 수 있다. 그러나, 블랙타이드 시대의 등장은 기존 효율성 중심 시대의 쇠퇴를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 속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경제사회 전환을 도모해야 할까? 필자는 회복탄력적 사회를 위한 “3A(Anticipation(예측), Alliancing(네트워킹), Adaptation(적응))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사회 전반에 전략적 미래예측(Anticipation) 역량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또는 미래에 등장하고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하여, 발생 가능한 이슈와 잠재적 정책수요를 탐색 및 전망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미래 환경변화 양상을 결정하는 요인과 동인 간 상호작용이 복잡해지면서, 위기와 기회의 징후를 포착하는 과정에 있어 통섭적·체계적·과학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미래 잠재적 정책수요와 이머징 이슈(Emerging issue), 그리고 약신호(Weak signal)를 감지하는 환경탐색(Horizon scanning) 체계가 조직, 기업(산업) 및 경제사회 전반에 확산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증거 및 데이터 기반 전략적 미래예측과 시나리오 플래닝 접근에 기반한 정책설계를 실질화함으로써,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탐색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두 번째로, 다중 상호작용과 네트워킹 역량(Alliancing)을 고도화한 사회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 해당 역량은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따른 돌발변수와 외부적 충격을 분산할 수 있는 완충재(buffer)로서 역할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상호작용과 분산화된 의사결정 구조에 기반한다. 전통적이고 계층적 조직·사회구조와 비교하였을 때, 수평적이고 분산화된 네트워킹 역량은 복합적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적 대안(솔루션)과 핵심 자원 확보를 뒷받침하는 공동의 노력 결집을 가속화하고, 다양한 대안과 솔루션 개발 기회를 확대시킨다. 이에, 능동적으로 자원을 재배분하고, 유연하게 제도를 재구성할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앞으로 경제사회 내 다양한 주체 간 공통의 문제해결을 위한 협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규모는 작지만 알찬 조직, 기업과 다양한 혁신주체들의 역량 고도화를 바탕으로 혁신 플랫폼 확산을 이뤄낼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리스크와 복합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데 적합한 다양한 혁신적 대안을 개발하고 스케일업하는 데 바탕이 되는 시행착오 경험과 학습역량(Adaptation)이다. 이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와 돌발변수 등에 적응해나갈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솔루션의 등장과 확산을 뒷받침한다. 특정한 전략과 솔루션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기존의 조직·사회구조 틀에 착근한 아이디어와 솔루션은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이에, 기존의 틀과 경계 밖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파일럿 테스트 플랫폼을 사회 내 확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패 경험을 격려하고 존중하는 문화와 인내자본을 형성해나감으로써, 회복탄력적 사회를 뒷받침하는 혁신적 기술, 솔루션, 그리고 핵심 주체들이 싹틀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시도를 장려하는 규제혁신을 이뤄내고, 개인 생애주기 동안 다양한 학습과 혁신적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3A(Anticipation(예측), Alliancing(네트워킹), Adaptation(적응))전략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는 리스크를 무조건 회피할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복합위기를 촉발하는 다양한 리스크와 잠재적 이슈들에 대해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적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등장하며 리질리언스 역량이 강조되는 새로운 시대, 우리 현실에 맞는 새로운 비전을 채택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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